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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미국 입국시 식품류 반입에 대한 규정을 상기하다

미서부/미서부 16,000km의 여행기록

by 라임스톤 2019. 5. 20. 0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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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출장 시에는 되도록 짐을 최소화해서 기내용 캐리어만 가져갔다. 특히 오지로 가기 위해 지방의 작은 공항이나 허름한 로컬 항공사를 이용해야 하는 경우에는 기내로 반입할 수 없는 화물용 캐리어는 어딘가 모르게 불편한 것으로 여겨지고는 했다. 그것은 어디선가 미아가 되지나 않을까, 걱정해야 하는 등 상당히 부담스러운 근심거리가 되며 또 이동 중에 사소한 불편함을 야기하고는 한다.
여행을 갈 때 역시 마찬가지다. 배낭여행 같은 경우야 몸뚱이 하나에 의지해야 하므로 특히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패키지 여행이든 렌터카를 이용한 경우든 짐이 많으면 피곤하기 마련이다. 웬만하면 캐리어는 그 개수를 줄이는 것이 최선인 듯하다. 작은 것 두 개보다는 큰 것 하나가 편하다. 끌고 다니든, 차에 싣고 내리든, 호텔에 가지고 들어가든 동반되는 캐리어는 그 크기보다는 개수가 적어야 거동이 편하다.

그렇게 줄이고 또 줄였는데도 작은 녀석 하나, 중간 녀석 두 개, 큰 녀석 하나를 포함해 이렇게 4개의 캐리어와 배당 한 개가 여행의 동반자가 되어 버렸다. 두 명이 오랫동안 여행할 짐이고, 그중 가장 큰 캐리어는 식량들도 가득 차 있기에 불필요할 만큼 많은 짐을 가지고 가는 것은 아니지만 작은 캐리어 하나를 없애지 못한 것이 조금은 아쉽기도 하다.

작은 캐리어에는 세면용품, 충전기를 비롯한 전기용품, 상비약 등 각종 잡다한 물품을 넣었다. 그리고 중간 캐리어에는 각자의 옷가지를 넣었다. 여러 날 머물러야 하고 또 더운 곳에서 추운 곳까지 여러 계절을 만나게 될 테니, 옷가지에 특히 신경을 써야만 했다. 추운 곳에서 입을 두툼한 옷들로 인해 부피가 상당해졌는데, 역시나 옷가지는 캐리어의 공간을 대부분 차지해 버리기 때문에 여행을 떠날 때 특히 주의를 기울여야 할 부분이다. 더군다나 긴 일정이 계획된 여행은 필요 이상의 옷을 가져가려는 과욕이 생기기 마련이기에 캐리어의 공간을 잡아먹는 주범이 되기도 한다. 그렇다고 너무 조촐히 준비해 간다면 다양한 날씨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는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다. 동남아시아와 같이 더운 지방으로 간다면 고민이 덜하겠지만 여름, 가을, 겨울을 넘나드는 나라로 떠날 때면 기온 변화에 잘 대처할 수 있는 효율적인 옷가지들을 신경 써서 준비해야 한다. 

큰 캐리어는 이번에 특히 신경 써서 그 안을 채워 준 녀석이다. 엄청난 크기의 이 가방 속을 각종 식량으로 가득 채워 버렸다. 
직장인들은 아무리 욕심을 내더라도 여행할 수 있는 기간은 고작 9일 정도에 불과하다. 5일의 연차를 내고, 앞뒤 주말을 포함하면 9일은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이 정도 휴가 기간을 만들어 낼 수 있다면 당신은 그래도 괜찮은 직장에 다니고 있는 것이다. 아무튼 일주일 안팎의 여행 기간이 한계인 직장인들에게 식량은 그리 중요한 요소가 아니다. 어차피 대부분 현지에서 로컬 음식을 사 먹으면 될 것이고, 가끔 위장을 달래 줄 컵라면과 고추장 정도면 충분하다. 한국 음식을 며칠 동안 공급해 주지 않는다고 해서 위장이 비틀어지거나 장에 탈 나는 것도 아니니, 맛이 있든 없든 로컬 음식을 즐기면 그만이다. 해외여행이 원래 그런 것 아니겠나.
그러나 회사에서 2주일 이상의 긴 휴가를 용인해 주었거나, 다행인지 불행인지 회사를 그만두었거나, 아니면 돈 많은 백수이거나, 그것도 아니라면 나의 삶을 돌아보고 무언가를 얻고자 열망하는 사람이 평소보다 긴 여행을 계획 중이라면 여행 중에 먹을 음식에 대해 좀 더 진지한 마음으로 고민해 봐야 한다. 특히 그곳이 동남아시아와 같은 아시아 권역이 아니라 서양이라면 좀 더 충분한 대비가 필요하다. 동남아 같은 대도시에는 한국 식당도 많고, 로컬 식당에 한국인의 입맛에 적당한 음식들도 제법 많기에 장기간의 여행일지라도 그럭저럭 버티기가 쉽다. 아무튼 그들도 대부분 쌀을 주식으로 하는 쌀 문화권이니 말이다. 
하지만 서양권으로 간다면 아무래도 하루 세끼 먹어야 할 식사 거리에 대해 고민이 많을 수밖에 없다. 따라서 건강하고 즐거운 여행을 위해서라도 적절한 식품들을 공수해 갈 필요가 있으니, 이는 비싼 돈을 내고 사 먹은 현지 음식이 컵라면에 햇반을 말아 먹는 것보다 만족스럽지 못한 억울한 현실로부터 당신을 구제해 줄 최선의 준비가 될 것이다. 요즘 마트에 가면 다양한 즉석식품들이 즐비하고, 그 맛도 많이 개선되어 혼자 사는 사람들뿐만이 아니라 일반 가정에서도 많이 이용하고 있다. 이런 식품들은 좀처럼 요리를 해 먹기 힘든 환경의 여행객들에겐 필수품이자 긴 여행을 버틸 수 있는 심리적인 영양제가 될 것이다.

이렇게 장기 여행을 위해 필수적인 식량이지만 아무 식품들이나 마구 가져갈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특히 미국은 식품류 반입에 대한 규제가 상당히 까다롭다. 물론 반입이 제한되거나 금지되는 식품을 캐리어에 담아 온 경우라도 세관에 걸리지 않는다면 다행이겠지만, 그들의 샘플 검사에 걸려 난처한 상황을 겪고 싶지 않다면 불필요한 음식물을 가져가지 않는 것이 좋을 듯하다.



반입 제한 및 금지 품목
햄, 소시지, 만두 등 육류 성분이 들어 있는 식품과 유제품은 반입이 금지되며 모든 채소류, 과일, 씨앗 그리고 뿌리가 남아 있는 상태의 농산물 등도 모두 금지 품목이다. 구체적인 예를 들어 보면, 우유로 만든 유제품(우유, 치즈 등)이나 장조림, 조류나 조류 관련 제품, 스프에 육류 성분이 들어 있는 라면 등 거의 모든 과일과 채소류가 이에 해당된다.
그러나 대체로 통조림이나 건조식품과 같은 가공식품들은 대체로 반입이 가능하다. 또 오징어, 쥐포, 멸치 등의 건어물 그리고 김, 젓갈, 김치, 된장, 고추장 등의 발효식품도 가능하다. 또한 조미료, 꿀, 식초 등의 양념류도 가져갈 수 있다. 여행 중 체력을 보충하기 위해 인삼 제품을 가져오는 사람들이 있는데, 절편이나 팩에 담은 것은 가능하지만 수삼 또는 건조된 인삼은 금지하고 있다. 그리고 개인 상비약 정도의 의약품은 크게 문제 될 게 없지만 미국 FDA에서 판매가 승인되지 않는 의약품은 문제가 될 수 있으니 쓸데없이 불필요한 의약품을 가져가지 않는 것이 좋다. 혹시 처방받은 약을 매일 먹어야 하는 상황이라면 처방전을 가져가는 것도 혹시 모를 압수에 대한 방어책이 될 것이다.
한국인이 필수적으로 가져가는 봉지 라면 또는 사발면도 사실 대부분 스프에 육류가 첨가되어 있기에 기본적으로 반입에 문제가 될 소지가 있지만, 매우 운이 없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압수까지 당하는 사태는 좀처럼 없는 듯하다. 
사실 LA 등 미국 대도시의 한인 마트에서도 한국에 있는 대다수의 식품들을 구입할 수 있기에 너무 무리해서 음식물을 반입할 필요는 없다. 본인의 기호에 맞는 간편 식품들을 한국에서 구입해 간 후 모자란 식품들을 미국 대도시의 한인 마트에서 보충하는 것이 짐도 줄이고 또 세관 통과 시 혹시 모를 불편한 사태에 대처하는 방안일 것이다. 


인천공항 제1여객터미널


인천공항 제2여객터미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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