렌터카 업체를 빠져나오자 마자 잠시 후 고속도로로 올라선다. 길을 잃지 않기 위해 구글맵이 이끄는 대로 신중히 운전한다. 미국 고속도로 시스템이 체계적이라고 할지라도 이곳에 사는 현지인에게 해당하는 이야기일 뿐 여행을 위해 가끔 찾아오는 나 같은 외국인에게 LA 같은 거대 도시를 거미줄처럼 휘감고 있는 고속도로망은 정신 없고 복잡하기 이를 데 없는 미로일 뿐이다. 이 넓은 도로에서 주변 풍경을 멍청히 감상하다가는 진·출입로를 놓치기 십상이다.
그나저나 저 시멘트 도로는 캘리포니아의 이미지와 너무 안 맞는 것 같다. 시끄럽기도 하고 또 왠지 시멘트 가루라도 푸석푸석 날릴 것만 같다. 미국의 다른 대도시는 어떤지 잘 모르겠지만, LA 지역을 휘감는 고속도로는 거의 다 콘크리트로 만들어진 듯하다. 듣기에는 다리처럼 개별 유닛을 미리 만들어 이를 서로 연결한 후 고속도로를 건설하는 방식을 활용했다고 한다.
LA 지역은 비가 잘 오지 않을 뿐만 아니라 연중 맑은 날이 많은 기후다 보니 어쩌다 내린 비에 운전자들이 당황한다고 한다. 비로 인해 노면이 젖는 경우 아스팔트보다는 콘크리트 도로가 마찰력이 커서 유리할 것 같기도 하지만 정말이지 승차감은 최악이다.
최근에는 우리나라에도 콘크리트 도로가 많아졌다. 콘크리트 도로는 아스팔트 도로에 비해 장점이 많다. 건설비도 상대적으로 낮고 또 내구성도 훨씬 뛰어나다. 단, 아스팔트 도로에 비해 진동과 소음이 많아 승차감이 떨어지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콘크리트 도로를 달리다가 아스팔트 도로에 들어서면 마치 구름 위를 떠다니는 듯한 평온한 느낌이 들 만큼 운전자 입장에서는 역시 아스팔트 도로가 좋기는 하다. 하지만 유지 보수가 끊임없이 필요한 아스팔트 도로에 비한다면 콘크리트 도로는 공급자의 비용적 측면에서 확실히 유리한 재질이다. 결국 그 공급자의 비용도 우리의 호주머니 돈 아니던가.
이 넓은 도로에 이렇게나 많은 차가 달리고 있지만, 일부 구간을 제외하고 대체로 막힘없이 잘 흘러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도 지붕을 연 채 질주하는 오픈카가 가끔 보인다. 경험에 비추어 볼 때, 이런 도로 환경에서는 썩 내키지 않는 차종이다. 소음과 먼지, 어디선가 파편이라도 날아들 듯한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Carpool Lane
차가 좀 막힌다. 아직 번잡한 LA의 고속도로망을 빠져나가려면 한참 더 가야 한다. Carpool Lane이 보인다. 차선을 그곳으로 옮겨 좀 더 속도를 내 본다.
처음 미국에서 운전할 때 이 Carpool Lane에 대해 많은 고민을 했다. 우리나라의 버스 전용 차선과 비슷한 기능을 하는 이 차선은 대도시 일대의 넓은 고속도로 가장 안쪽인 1차선에 마련되어 있는데, 보통 2명 이상 탑승하고 있는 자동차를 위한 전용 차선이다. 우리나라처럼 버스만을 위한 차선이 아닌 것이다. 나 역시 두 명이 타고 있으니, 이 전용 차선을 달릴 권리가 있었지만 한국의 버스 전용 차선에 익숙해 있던 터라 처음에는 선뜻 차선을 옮기지 못했던 것도 사실이다. 역시 자동차 왕국다운 모습이다. 땅덩어리는 넓으나 대중교통 시스템은 미비하니, 너나 나나 할 것 없이 대부분의 사람들이 차를 몰고 다닌다. 따라서 혼자 운전하는 차량이 많을 수밖에 없고, 그러다 보니 두 명만 타고 있어도 이런 혜택을 주는 정책을 시행했을 정도다.
물론 도로가 막히지 않을 때는 이 전용 차선이 별 의미는 없을 것이다. 오히려 앞에서 천천히 가는 차량이 있을 경우에는 일반 차선에 비해 느릴 수도 있다. 그러나 이 전용 차선을 어느 때고 드나들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법규상 점선으로 되어 있는 구간에서만 차선을 변경할 수 있으니, 선행 차량들의 속도에 따라 내 차의 속도가 종속되는 문제점이 발생한다. 따라서 모든 도로의 트래픽이 원활한 상태에서는 다른 차선보다 느릴 수도 있다. 때로는 가장 안쪽의 이 전용 차선을 달리다가 맨 바깥쪽의 출구 도로를 타지 못할 수도 있으므로 초행 길에는 내비게이션의 안내에 주의하면서 바깥 차선으로 미리 빠져나오는 것이 좋다.
Mega City
렌터카를 타고 달린 지 1시간 가까이 지났는데도 아직 도시를 빠져나가지 못하고 있다. 뉴욕에 이어 2위의 인구수를 가진 LA와 그 권역은 정말 넓은 면적을 가지고 있다. 사실, 우리 입장에서 그냥 LA라고 부르는 지역도 따지고 보면 행정구역상 LA에 속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LA 권역은 그 주변 위성도시들을 합한 엄청난 규모를 자랑하지만 실제로는 많은 도시로 구성되어 있다.
미국은 50개의 주(state)가 모인 나라다. 그리고 각각의 주는 하부 행정구역인 카운티(county)로 구분되고, 규모에 따라 이 카운티 하부로 city, town, village로 구분된다. 이러한 분류에는 예외도 있고 또 주(state)의 특성에 따라 명칭이 다르기는 하지만, 우리가 그러한 복잡한 내용까지 알 필요는 없을 듯하다. 그러니 정확히 일치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냥 우리 행정구역과 비교해서 주(state)는 한국, 카운티(county)는 경기도, City는 수원시, town과 village는 군, 면 정도로만 이해하자. 미국의 주(state)를 우리나라의 「도」로 대응시킬 수도 있겠으나 좀 무리가 따른다. 그리고 미국 주소에 카운티(county)가 표기되는 것도 아니고 또 city, town, village의 구분도 우리나라처럼 인구에 의한 구분도, 면적에 의한 구분으로도 보기도 힘들기 때문에 여행객이 머리를 쥐어짜며 알아야 할 필요는 없을 듯하다. 미국이라는 나라가 국토도 넓고, 각각의 주가 마치 독립된 국가처럼 모여서 연방국가를 이루다 보니 하나의 일치된 시스템보다는 여기에서 벗어난 경우가 많다.
아무튼 LA의 행정구역상 공식 명칭은 City of Los Angeles이고, 인근 140여 개의 city 및 town 등과 함께 Los Angeles County에 속하고 있다. 관광객이 많이 찾는 서쪽 해안가의 Santa Monica도 LA City의 한 구역이 아니라, 실은 독립된 city다. 하지만 우리는 그냥 LA의 산타모니카로 인식하면 되고, 그 이상 따지는 것은 교통 표지판 하나라도 더 아는 것보다 나을 게 없으니 이쯤에서 충분하다.
Interstate Highway 15
1시간여 만에 LA 권역을 빠져나가기 시작한다. 그리고 비로소 주간 고속도로(Interstate Highway) 15번에 합류한다. 이쯤 되면 끝이 없을 것만 같던 저 대도시의 흔적도 희미해지고, 이젠 탁 트인 고속도로를 시원하게 달릴 시간이다. 여정의 마지막에 다시 귀환할 LA이니 딱히 아쉬울 것은 없지만, 공항에 도착하자마다 차를 달려 이곳을 떠나려 하니 살짝 아쉬움이 남는 건 어쩔 수 없다.
15번 주간 고속도로는 샌디에이고에서 시작해 LA, Las Vegas, Salt Lake City를 거쳐 캐나다 국경까지 연장되는 총 길이 2,300km의 도로로, 미 서부를 남북으로 연결하는 대표적인 고속도로 중 하나다. LA와 라스베이거스를 포함한 미 서부 지역을 여행하는 많은 여행객이 달렸을 이 고속도로는 그들에게 미국 서부 고속도로의 첫 인상을 각인시켜 주는 대표적인 주간 고속도로다. 얼마나 많은 사람이 이 고속도로를 달려 라스베이거스로 가고 또 그 너머로 그들의 여정을 이어 갔을까.
미국 고속도로 시스템
주간 고속도로 얘기가 나왔으니 미국의 고속도로 시스템에 대해 간단히 소개해 볼 필요가 있을 듯하다.
미국의 고속도로(Highway) 시스템은 Interstate Highway, US Highway, State Highway의 3단계로 구분할 수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전국을 연결하는 고속도로를 비롯해 국도, 지방도 등으로 구분하고 있다. 그런데 국토의 넓이가 전혀 다른 만큼 미국의 분류와 정확히 대응시키기는 힘들다. 하지만 대략적으로 Interstate Highway는 우리나라의 고속도로, US Highway는 국도, State Highway는 지방도 쯤으로 생각하면 이해하기 편할 것이다.
Interstate Highway
공식적인 명칭은 The Dwight D. Eisenhower National System of Interstate and Defense Highways로, 급증하는 교통량에 대응하고자 아이젠하워 대통령 시절인 1956년에 기존 도로 및 신설을 통해 각 주를 연결하는 편도 2차선 이상의 주간 고속도로망을 확충하기 시작해 현재 약 77,000km를 넘는 구간을 자랑한다. 총 건설 비용을 현재 가치로 환산하면, 원화로 약 600조 원 정도라고 한다. 그러니 작은 나라에 사는 국민으로서는 그 길이도 비용도 도저히 가늠할 수조차 없다.
이 주간 고속도로는 미국 본토를 동서 및 남북 방향으로 가로지르며 그물처럼 연결되어 있다. 보통 두 자리의 번호로 되어 있으며, 대도시 주변의 보조간선 등의 경우에는 세 자리로 표기하기도 한다. 또한 동서 방향의 경우에는 짝수 그리고 남북 방향의 경우에는 홀수를 부여하는데, 우리나라도 이런 고속도로 번호 체계를 도입하고 있다. 남북 방향의 경부고속도로나 서해안고속도로가 각각 홀수인 1번과 15번, 영동고속도로나 남해고속도로가 각각 50번과 10번을 부여한 것과 같다.
대부분의 제한 속도는 우리 나라와 비교해 크게 다르지 않다. 미 서부 지역의 경우에는 대체로 시속 70~75마일(약 시속 110~120km) 정도를 규정하고 있는 터라 우리와 비슷하거나 살짝 높은 정도인데, 유타 주의 일부 구간에서는 80마일까지 속도 제한을 높이기도 한다.
반면, 우리나라처럼 고속도로에 완전히 종속된 휴게소 시설은 따로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종종 Rest Area라는 휴식 시설을 갖춘 곳도 볼 수 있으나, 이는 화장실 등 말 그대로 운전을 잠시 멈추고 쉬어 가는 곳에 불과할 뿐 특별한 시설은 없다. 미국의 고속도로에서 우리나라의 휴게소를 대신하는 건 주유소이며, 이곳에서 주유 시설을 비롯해 편의점 시설이 함께 있기 때문에 미국을 여행하는 동안 우리는 이 편의점 같은 주유소를 수없이 애용하게 된다. 이러한 주유소는 고속도로와 가까이 인접해 위치하고 있으므로 안내 표지판을 보고 출구 도로를 타고 빠져나가 이용하면 된다.
미국의 고속도로는 거의 대부분 무료이므로(그래서 highway를 freeway라고도 한다) 우리나라 처럼 톨케이트를 거쳐 빠져나갈 필요가 없는 만큼 필요에 따라 언제든 들락거리면 된다.
우리나라의 고속도로 휴게소가 30km 내외로 상당히 다닥다닥 붙어 있는 것과 비교해, 미국은 땅이 넓은 만큼 고속도로 주변의 주유소도 상당한 거리를 두고 분포한다. 따라서 주유등에 불이 들어오고 나서야 주유소를 찾지 말고, 연료량이 1/4 이하로 내려가기 전에 미리 채워 넣는 것이 가슴 졸이지 않는 길이다.
미국은 자동차 왕국이다. 아무런 마을도, 시설도 없을 것 같이 끝없이 펼쳐진 적막한 대지 위의 도로일지라도 필요할 때쯤이면 주유소가 나타나기 마련이다. 따라서 연료통의 바닥이 드러날 때까지 무리하게 타고 다니지만 않는다면 도로 위에서 연료가 떨어지는 일은 없을 것이다.
US Highway
공식 명칭은 The United States Numbered Highway System으로, 줄여서 U.S. Routes 또는 U.S. Highways로 불린다. 이는 Interstate Highway가 시스템화되기 이전에 형성된 미국의 전형적인 고속도로다. 1926년에 그 시스템을 발족한 이래 현재까지 총 연장은 약 260,000km에 이를 정도로 미국 전역을 촘촘히 연결하고 있다. 반면, Interstate Highway가 최소 편도 2차선을 확보하고 있는 것에 비해 이 original highway는 편도 1차선인 경우가 많다. 최고 제한속도도 주간 고속도로에 비해 조금 낮아서 보통 시속 65마일(약 100km/h) 내외로 제한된다. 도로의 규모는 주간 고속도로에 비해 못 미치지만, 그 총 연장에서 보여 주듯 넓은 국토의 구석구석을 연결해 주는 중요한 도로다. 그리고 여행자들에게는 축복의 도로이자 그 도로를 달리는 것만으로도 훌륭한 여행이 되고는 한다. 특히 미국 서부를 여행하는 데 있어 이 하이웨이의 중요성은 두말할 필요가 없으며, 잊을 수 없는 많은 감동과 기억을 선사해 줄 것이다.
State Highway
주(state) 내부를 연결하는 도로로서 대체로 US highway와 큰 차이는 없지만 좀 더 작은 지역을 연결하다 보니 도로 선형은 상위 도로에 비해 떨어진다. 하지만 그만큼 아름다운 도로가 많은 것이 사실이다. 대도시 인근을 제외한 와일드한 지역에서는 트래픽이 적어 한가롭게 운전할 수 있는 곳이 많아 미 서부 자동차 여행의 진수를 느낄 수 있다. 아무리 이곳저곳을 여행해도 달리지 못한 이 도로가 많이 남아 있는 터라, 또다시 그곳을 찾아 남겨 두었던 미지의 도로를 달리는 행운을 끝없이 누릴 수 있다.
나는 가끔 이런 상상을 한다. 내가 달렸던 그 도로에 대한 기억을 모두 지울 수 있다면, 다시 그 도로를 처음으로 달려 보는 신선한 흥분을 또 느낄 수 있을 텐데···. 그만큼 미 서부 도로를 달리고 싶은 열망은 아직도 사그라지지 않은 채 끝없는 갈증으로 이어지고는 한다.
어느 도로를 달리든 제한 속도를 잘 체크하는 것이 좋다. 미국은 우리나라처럼 고정식 내지 이동식 과속 측정 장치가 있지 않아 방심하기 쉽지만, 어디서든 경찰이 지켜보고 있다고 생각하면 과속할 마음이 잘 들지 않을 것이다. 실제로도 그들은 어디에든 있다!
외국인 관광객이 과속으로 경찰에게 단속된다면 얼마나 가슴을 졸이겠는가. 더군다나 우리나라 경찰처럼 대충 넘겨 보려 시도할 수 있는 공권력이 아니지 않은가. 그렇다고 해서 속도 제한에 너무 민감할 필요는 없다. 이 도로 저 도로를 달리다 보면 제한 속도를 제대로 확인하지 못할 때도 종종 있고, 마을 내에서는 제한 속도가 구간마다 다채롭다 보니 속도 제한 표지판을 놓치는 경우도 많다. 따라서 더욱 중요한 것은 다른 차량들의 흐름에 맞춰 달리는 것이다. 미국 경찰들도 차량의 흐름을 중요시한다고 한다. 모든 차량이 빠르게 달린다면 별 문제가 없다. 내 차만 눈에 띄게 빠른 것이 문제가 되는 것이다.
그리고 차가 많은 곳보다는 아무도 없을 것 같은 한적한 고속도로를 더 조심해야 한다. 미 서부를 여행하다 보면, 나 혼자 전세 낸 것 같은 도로를 심심치 않게 달릴 수 있을 것이다. 누구나 이런 도로를 타면 맘껏 달려 보고 싶을 것이다. 미국인들도 다르지 않다. 그러나 그렇게 달리는 차량은 찾아보기 힘들다. 누군가 지쳐보고 있다고 생각한다면 그렇게 달릴 수 없는 것이다. 숨어있는 경찰의 눈이든, 과속을 단속하는 항공기든 말이다.
아무튼 미 서부의 Interstate Highway를 달리는 일은 상당히 즐거운 일이다. 우리나라의 고속도로는 워낙 익숙한 풍경이다 보니 장시간의 운전이 지겨운 것은 당연하지만, 미국은 낯선 곳이고 또 풍경도 색다르다 보니 여행객들은 그저 운전이 즐겁기만 하다. 더구나 우리는 상·하행선을 중앙분리대로 구분하고 있어 답답한 느낌이 들지만, 미국은 보통 양쪽의 편도선이 널찍이 떨어져 있는 경우가 많고 또 중앙분리대 같은 펜스도 설치되어 있지 않아 시야가 탁 트인다. 더욱이 국토가 넓은 만큼 도로의 선형도 반듯하게 연장되는 경우가 많아 운전하기도 수월하다.
여담이지만, 자동차의 크루즈 기능은 미국에서 꼭 필요한 옵션이다. 사실, 나는 우리나라 차량에서 크루즈 기능이 들어가기 시작했을 때 도대체 이게 과연 필요한 옵션인지 의구심이 들었다. 아무리 도로를 확충했어도 자동차 증가량을 따라갈 수 없는 좁은 국토의 현실, 그리고 도로마다 넘쳐나는 차량과 부족한 운전 의식···. 이처럼 급증한 트래픽으로 막히는 구간도 많을 뿐만 아니라 빈칸 채우듯 끼어드는 차량, 혼자 천천히 유유자적하며 달리는 차량, 쓸데없이 반복적으로 브레이크를 밟는 차량 등 주행하는 자동차의 속도도 참으로 다채롭다. 정말이지, 깊은 새벽의 한가로운 고속도로가 아니라면 이 크루즈 기능을 쓸 일은 별로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미국 서부의 고속도로는 시원스레 뻗은 도로만큼이나 브레이크를 밟을 일이 적다. 그리고 장시간 운전하다 보면 액셀에 올려놓은 발조차 귀찮을 때가 많다. 크루즈 기능을 사용해 도로의 제한 속도와 근접하게 차량 속도를 고정한 채, 양 발을 모두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다는 것은 많은 시간을 차에서 보내야 하는 여행객에게 정말 편리한 옵션이다.
렌터카를 이용할 때마다 모두 이 크루즈 기능이 있었다. 다른 렌터카들도 전부 이 옵션이 장착되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웬만한 등급의 차량이라면 기본적으로 갖추고 있을 것이다. 아무튼 렌터카에 이 옵션이 있다면 적극적으로 활용토록 하자. 기대 이상으로 정말 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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